작품 의뢰 후기 - [잔음]
- 민효 류
- 2월 13일
- 1분 분량


"<On my way>
대전에 내려와 지내다 보니 서울에서의 시간이 자주 떠오른다. 20살 이후 대부분을 보냈던 공간이라 그런지, 특별한 이유가 없어도 자연스럽게 그리워진다. 지금은 다른 도시에서 살고 있지만, 마음은 여전히 그 시간들 위를 오가고 있는 느낌이다. 어디에 있든 내가 머무는 공간 안에서, 그때의 분위기와 기억을 조용히 불러오고 싶었다.
미술보다 음악이 더 익숙한 사람이었다. 여전히 그림을 감상하기보다는 클래식 연주회를 듣는 쪽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요즘 들어, 사람들이 왜 작품을 소장하고 개인 공간 안에 들여놓는지 조금은 이해하게 됐다. 감상 자체보다는, 나만의 추억이 담긴 시간과 공간을 담아두는 일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을 의뢰하기 전 민효를 지켜보면서, 이 사람이 어떤 태도로 삶과 작업을 대하는지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다수가 선택하는 방향보다는 나만의 길을 걸어가고자 하는 사람. 그런 삶의 태도가 작품에도 고스란히 스며들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갖고 작품을 요청하게 되었다. 작업 전 민효와 나눴던 그림의 방향성에 대해 나눴던 대화도 색다른 의미를 주는 시간이었다. 그 공간이 내게 어떤 의미를 주었는지, 그 모습이 담긴 작품을 보았을 때 어떤 감정을 느끼고 싶은지 등. 나만의 길을 가고자 하는 사람에게, 이 작가는 오래 곁에 두고 싶은 내 삶이 새겨진 작품을 건네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림을 공간에 들이고 나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아무것도 없던 벽에 시선이 머무를 자리가 생기고, 생각이 비워지는 순간이 늘어났다. 무념무상에 가까운 시간, 하루를 회복시키는 여백, 설명하기 어려운 편안함이 있다. 어딘가 고향 같고, 동시에 자유롭다.
이 그림은 완성된 결론이 아니라,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앞으로 내가 걸어갈 길 위에 놓인 하나의 이정표 같다. 앞으로 어떤 곳에서 어떤 시간을 보내게 되더라도, 이 작품은 나만의 속도로 계속 걸어갈 수 있도록 조용히 곁에 머무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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