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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소장/의뢰 후기 - [로데오], [양], [초상화 의뢰]

  • 작성자 사진: 민효 류
    민효 류
  • 2월 13일
  • 2분 분량
로데오(Rodeo) 2023년작
로데오(Rodeo) 2023년작
양(Sheep) 2023년작
양(Sheep) 2023년작
서범천 (2024년 초상화 의뢰작)
서범천 (2024년 초상화 의뢰작)

"2023년에 처음 류민효 작가님께 그림을 의뢰하며 두 작품, <로데오>와 <양>을 소장하게 되었습니다. 두 작품 모두 유성 크레파스로 그려진 그림이었고, 지금까지도 제 일상 속에 가장 가까이 자리한 작품들입니다.


먼저 <로데오>는 처음 봤을 때부터 그림 안에 분명한 ‘힘’이 느껴져서 무척 인상 깊었습니다. 이 작품은 지금도 우리 집 안방에 걸려 있고, 하루 중 가장 자주 마주하는 그림입니다.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은 ‘안정감’이지만, 그 안정감이 완전히 풀어진 편안함이라기보다는, 적당한 긴장을 품은 균형에 가깝습니다. 가만히 있지만 언제든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은 에너지, 그럼에도 중심을 잃지 않는 느낌. 그런 점에서 이 그림은 굉장히 역동적이면서도 동시에 마음을 잡아주는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지나도 계속 마음에 남는 작품입니다.


<양>은 개인적으로 성경에서 좋아하는 구절을 바탕으로 그려진 작품이라 처음부터 더 정이 갔습니다. 현재는 우리 집 옷방에 걸려 있고, 매일 아침 옷을 갈아입으며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되는 그림입니다. 성경적 의미에서 ‘길 잃은 양’은 하느님에게서 떨어져 나와 방황하는 존재로 자주 해석되지만, 이 작품을 보며 제가 느낀 인상은 조금 달랐습니다. 이 양은 방황한다기보다, 오히려 자유로워 보였습니다. 무리에서 나와 홀로 길을 헤매는 모습이 어느 순간의 제 모습과 닮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 그림에는 양이 두 마리 등장하는데, 당시 제가 결혼을 생각하고 있던 시기라 더 깊이 와닿았던 작품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금도 이 그림을 볼 때마다, ‘현재의 나는 무엇을 방황하고 있는지, 어디를 향해 걷고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됩니다. 그림이 질문을 던져주는 존재가 되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제 일상 속에서 단순한 장식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후 마지막으로 초상화를 의뢰해 받았는데, 이 작품은 제 개인 작업실 겸 놀이방에 걸려 있고, 집 현관문을 열면 정면으로 마주 보이도록 걸어 두었습니다. 이 초상화는 제가 바라보는 나 자신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민효 작가가 보고, 타인이 바라보는 나의 모습이라고 느껴집니다. 특히 민효 작가가 제 인상을 정말 잘 포착해 주셨다고 생각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눈에 표현된 안광입니다. 아마 작가가 바라본 제 가장 큰 특징이 아니었을까 싶고, 저 역시 그 부분이 가장 좋습니다. 밝게 웃는 얼굴, 그리고 햇빛을 머금은 유리구슬 같은 눈동자의 표현은 볼 때마다 감탄하게 됩니다.


이 초상화를 보고 있으면, 제가 가장 행복하고 진중할 때의 에너지가 그대로 전해집니다. 그래서인지 조금 지치고 무력할 때 이 그림을 바라보면, 제 안에 있던 밝은 모습과 좋은 감정이 다시 떠오르면서 자연스럽게 힘을 얻게 됩니다. 제게 이 초상화는 기록이면서도, 동시에 회복의 역할을 해주는 그림입니다.


돌이켜 보면 세 작품 모두, 단순히 ‘좋아서 걸어둔 그림’이 아니라, 제 공간과 시간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하며 함께 살아가고 있는 작품들입니다. 그래서 작품을 소장했다기보다, 작품들과 함께 살고 있다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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